텀시트에 청산우선권이 적혀 있으면 창업자는 대개 그 줄에서 멈춘다. 회수 순서를 앞세우는 조항이라 무겁게 읽힌다. 다만 이 권리가 문구만큼 강하게 작동하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근거는 상법의 종류주식이다
청산우선권은 계약이 아니라 정관에서 나온다. 상법 제344조와 제344조의2가 정한 종류주식이 그 근거다.
정관에는 종류와 가액 결정방법, 분배 내용을 적어야 한다. 이 기재가 빠지면 계약서에 아무리 적어도 근거가 약해진다. 발행 전에 정관부터 펼쳐보게 되는 이유다.
참가 여부에 따라 셋으로 갈린다
유형은 셋이다. 완전참가적, 단순참가적, 비참가적으로 나뉜다. 이름은 비슷한데 회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온다.
비참가적이면 우선 분배를 받고 끝난다. 완전참가적이면 남은 재산 분배에 다시 들어온다. 단순참가적은 그 사이에 한도를 둔다. 같은 배수라도 이 세 글자에 따라 창업자 몫이 갈린다.
배수는 투자원금의 몇 배까지 먼저 가져가는지를 뜻한다. 참가적 구조에서는 그 위에 지분 비율 분배가 한 번 더 붙는다. 두 조건이 겹치면 숫자가 빠르게 줄어든다.
유사청산 조항은 충돌 가능성이 지적된다
인수합병을 청산으로 보는 조항이 있다. 경영권 이전이나 상장까지 묶어 넣기도 하고, 이를 유사청산이라 부른다. 회수 시점을 앞으로 당기는 장치다.
이 설계가 자본충실 원칙과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회사 재산을 특정 주주에게 먼저 내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항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이 조항은 문구를 좁히는 협상이 가능하다. 어떤 사건까지 청산으로 볼지 목록을 줄이는 방식이다.
창업자 지분에는 강제하기 어렵다
집행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창업자가 자기 지분을 파는 상황이라면 회사가 아니라 개인의 거래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회사가 당사자가 되는 거래는 다르다. 신주 발행이나 자산 매각은 회사가 실행하니 조항이 작동할 여지가 크다. 그래서 조항의 존재와 실행은 별개 문제로 남는다.
배수와 참가 여부를 함께 본다
협상에서는 두 값을 같이 확인하게 된다. 우선 분배 배수가 얼마인지, 그리고 참가적인지 아닌지다.
라운드가 쌓이면 순위 문제가 생긴다. 뒤에 들어온 투자자가 앞선 투자자보다 먼저 가져가는 구조도 있다. 기존 투자자와의 순서를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다툼이 된다.
숫자를 넣어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매각가를 몇 개 잡고 각자 얼마를 가져가는지 계산해본다.
정관과 계약서를 대조한다
계약서 문구가 정관과 어긋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종류주식의 내용은 정관이 기준이다. 발행 전에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맞춰보게 된다.
정관 변경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등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납입 일정과 함께 잡아두지 않으면 그만큼 밀린다.
이름이 아니라 문장을 읽는다
조항 제목은 계약서마다 다르다. 청산우선권이라는 말이 아예 없고 잔여재산분배 우선이라고만 적히기도 한다. 제목이 아니라 문장을 찾아 읽는 편이 낫다.
분배 순서와 금액 계산식, 그리고 어떤 사건에서 작동하는지가 실질이다. 나머지는 표현의 차이일 때가 많다.
조항 하나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도 하다. 정의 조항과 분배 조항을 같이 놓고 읽어야 한다.
정리하면
근거는 상법의 종류주식이다. 참가 여부와 배수에 따라 회수 결과가 크게 갈린다. 유사청산 조항은 집행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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