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지원서가 떨어지는 이유는 대개 같다

탈락 사유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반복됩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친 네 가지 패턴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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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 지원서를 여러 번 쓰다 보면 이상한 지점이 생긴다. 회사는 나아졌는데 결과는 그대로다. 문제가 사업이 아니라 문서에 있는 경우다.

첫째, 무엇을 파는 회사인지 늦게 나온다

심사역은 지원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여러 건을 본다.

그런데 많은 지원서가 시장 규모와 트렌드로 시작한다. 우리가 무엇을 파는지는 세 번째 장에 가서야 나온다.

첫 문단에서 회사가 하는 일이 안 잡히면 그다음은 읽히지 않는다. 순서를 뒤집는 것만으로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둘째, 숫자가 없거나 너무 많다

초기 팀이라 지표가 적은 건 문제가 아니다. 심사역도 알고 있다.

문제는 그 빈자리를 시장 전망치로 채울 때다. 우리 회사와 무관한 조사기관 숫자가 늘어날수록 신뢰는 떨어진다.

반대로 지표를 스무 개씩 나열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 회사가 모른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 두세 개면 충분하다.

셋째, 팀 소개가 이력 나열로 끝난다

학력과 전 직장만 적힌 팀 소개는 정보가 적다. 심사역이 궁금한 건 다른 것이다.

왜 이 사람들이 이 문제를 푸는가가 답이 돼야 한다. 이전 경험에서 이 문제를 직접 겪었다면 그 얘기를 쓴다. 아니라면 어떻게 알게 됐는지를 쓴다.

빠진 역할을 솔직히 적는 것도 감점이 아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아는 팀으로 읽힌다.

넷째, 이 액셀러레이터여야 하는 이유가 없다

같은 지원서를 열 곳에 돌리면 열 곳에서 티가 난다. 특히 마지막 지원 동기 항목에서 드러난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왜 여기인지 한 문단이면 된다. 이 곳이 이미 투자한 회사와 우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쓰면 더 좋다.

떨어졌다면 물어보는 편이 낫다

탈락 통보를 받고 그냥 넘기는 팀이 대부분이다. 사유를 물어보면 답을 주는 곳도 있다.

같은 지원서로 다음 회차에 또 넣는 것이 가장 아까운 선택이다. 한 번의 탈락은 무료로 받은 피드백에 가깝다.

다섯째, 분량과 형식을 안 지킨다

의외로 여기서 걸리는 경우가 있다. 장수 제한이 있는데 넘기거나, 요구한 항목을 빼먹는다.

심사역이 보기 전에 담당자 단계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사업이 아니라 절차 때문에 떨어지는 셈이다.

공고문을 다시 열어 항목을 하나씩 대조하는 데 30분이면 된다. 가장 확실하게 손해를 막는 30분이다.

같은 내용을 다르게 쓰는 연습

지원서는 우리가 아는 것을 적는 문서가 아니다. 상대가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문서다.

“시장이 크다”보다 “이 고객이 지금 이 문제에 얼마를 쓰고 있다”가 낫다. 뒤쪽이 확인 가능한 문장이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우수하다”보다 “이 기능이 없으면 고객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낫다. 비교가 아니라 상황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제출 전 마지막 점검

다 쓰고 나서 이 회사를 모르는 사람에게 읽혀본다. 3분 안에 무엇을 파는 회사인지 말할 수 있으면 통과다.

설명을 덧붙여야 이해된다면 문서가 아직 덜 된 상태다.

정리하면

떨어지는 이유는 대개 문서 안에 있다. 사업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첫 문단에 회사가 하는 일을 놓고, 숫자는 두세 개만 남기고, 팀은 왜 이 문제인지로 쓴다. 이 세 가지만 고쳐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마지막으로 제출 기록을 남겨둔다. 어디에 언제 무엇을 넣었는지 표로 정리해두면 다음 회차가 훨씬 빨라진다. 같은 문서를 다시 찾느라 쓰는 시간이 의외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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