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 서울 마포에서 창업생태계 강화 대토론회가 열렸다. 국무총리가 직접 자리를 주재했다. 도전과 재도전, 성장, 지역과 글로벌까지 창업 전 주기를 한자리에 올렸다.
연결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나왔다
총리는 창업 생태계의 핵심을 연결로 짚었다. 창업자끼리 이어지는 것과, 정부와 민간이 이어지는 것을 함께 말했다.
오랫동안 현장에 있어보면 이 진단은 낯설지 않다. 돈이 없어 멈추는 팀보다,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몰라 멈추는 팀을 더 자주 만난다.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첫 미팅 자리를 못 잡아 한 해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기술이 덜 다듬어졌어도 적절한 담당자를 만나 함께 완성해가는 팀도 있다. 이 차이를 실력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연결이 안 되는 이유는 대개 정보가 아니라 통로다
정보가 없어서 못 만나는 경우는 예전보다 줄었다. 공고와 프로그램 목록은 검색하면 나온다.
막히는 지점은 그다음이다. 신청은 했는데 담당자와 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 서류가 통과해도 실제 미팅이 잡히기까지 몇 달이 걸린다.
이 구간을 줄이는 장치가 생태계에서 가장 약하다. 사람과 사람을 붙여주는 일은 예산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발언대에 오른 이야기는 구체적이었다
창업자들의 요청은 추상적이지 않았다. 정부 지원사업에서 탈락한 팀을 다른 사업으로 연결해달라는 제안이 나왔다. 회계와 마케팅, 특허 같은 기본 지식을 배울 곳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투자 쪽에서는 후기 투자와 달리 초기 투자시장이 심각하게 위축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대목은 오픈이노베이션과 직접 맞닿는다.
기본기 교육에 대한 요구도 반복해서 나왔다
회계와 마케팅, 특허 같은 기본 지식을 배울 곳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창업 지원은 많은데 운영을 가르치는 과정은 적다.
현장에서도 같은 문제를 자주 만난다. 좋은 기술을 가진 팀이 계약서 한 장에서 몇 달을 잃는다. 협업 상대가 요구하는 서류를 만들지 못해 기회가 넘어가기도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별도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픈이노베이션은 따로 떼어진 주제가 아니었다. 재도전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재창업팀과 대중견기업 실무자, 사내벤처팀을 한 프로그램에 함께 넣자는 제안이 그 예다. 투자업계에서도 투자금만이 아니라 대중견기업과 만날 기회를 함께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협업이 깨지는 자리는 대개 예산이 아니다
정책 논의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흔히 예산 항목으로 다뤄진다. 몇 개사를 지원하고 얼마를 준다는 식이다.
현장에서 협업이 무산되는 지점은 다르다. 서로 만날 자리가 없거나, 만나도 쓰는 언어가 달라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스타트업은 기술을 말하고 대기업 담당자는 내부 보고를 걱정한다.
지역과 글로벌도 같은 문장 안에 있었다
이날 논의는 수도권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역 창업을 글로벌과 어떻게 잇느냐는 이야기가 함께 나왔다.
오픈이노베이션 관점에서 이 대목은 가볍지 않다. 협업할 대기업 본사와 연구소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지방 팀은 기술이 맞아도 이동 시간과 비용에서 먼저 걸린다. 화상 회의로 대체된다고들 하지만, 실제 검증 단계에 들어가면 현장에 가야 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
토론회 하나로 무엇이 바뀌지는 않는다
이런 자리가 곧바로 제도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점은 인정하고 시작하는 편이 낫다.
다만 어떤 문제가 공식 석상에 올라왔는지는 기록해둘 가치가 있다. 정책은 대개 이런 자리에서 언어를 먼저 얻고, 몇 달 뒤 공고문 한 줄로 나타난다.
앞으로 나올 공고와 지원사업이 이날 나온 말들을 얼마나 반영하는지 보면 방향은 읽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이 늘었는지, 자격 조항이 바뀌었는지, 심사 항목에 새 문장이 들어갔는지를 보면 된다.
쉽지 않다는 것과 답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 시리즈에서 그 변화를 한 편씩 따라가려 한다.
정책과 제도는 시점에 따라, 회사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이 글은 그중 일반적인 흐름을 정리한 것이니 우리 회사에 맞는 판단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신청해 주세요.